[차이나워치] 中 전력난, 국경절 소비회복 기대감에 '찬물'
[앵커]
중국은 오늘(1일)부터 일주일간 국경절 연휴에 들어갔습니다.
황금 연휴 기간 14억 인구의 절반가량이 국내 여행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요.
이런 가운데서도, 소비 지표는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베이징 연결해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임광빈 특파원, 예년 같으면 국경절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연휴 이후 증시까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하는데요.
올해는 그렇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우려도 있겠지만, 부동산개발업체 헝다 사태와 함께 전력난이 경기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전력난 문제가 가장 심각한데요.
현재 31개 성·시 가운데, 약 20개 지역에서는 전력 공급 제한 조치를 시행할 정도입니다.
이러다 보니 중국 4대 도시 가운데 광둥성 광저우와 선전에서는 전기 절약을 위해 국경절 연휴 기간 대규모 조명쇼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국경절 연휴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일부 야간 조명을 켜두겠지만, 시간을 단축하기로 했고요.
대신 가로수 조명은 아예 모두 끄기로 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습니다.
동북 3성 지역 전력 사정이 매우 열악한데요.
헤이룽장성 하얼빈은 신선식품 슈퍼마켓을 제외한 상업시설은 영업시간을 오후 4시까지로 제한했습니다.
갑작스럽게 전기가 끊기는 일도 빈번해 엘리베이터 안에 사람이 갇히는 일도 잇따르고 있고요.
집안에 불조차 켤 수 없어 양초를 구매하는 사람들도 크게 늘었습니다.
"지하철은 끊기지 않았는데요. 물과 전기가 모두 끊겼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양초를 사러 왔고요. 휴대용 충전기를 빌리러 왔어요."
[앵커]
전력난 때문에 공장들도 가동을 중단할 정도라고요?
[기자]
제조업 공장이 몰려 있는 광둥성과 저장성, 장쑤성 등에서도 전력 공급 제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는데요.
장쑤성에 진출한 포스코 공장은 지난달부터 주요 라인의 생산을 일부 멈췄습니다.
애플과 테슬라의 부품을 공급하는 공장은 물론, 식품과 섬유, 신발 공장들도 가동이 중단됐습니다.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자체 발전기를 돌리거나 전기가 들어오는 야간에 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추가 비용이 들어가는 많은 비용 상승 압력도 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기계를 멈췄다 작동하는 일을 반복하다 보니, 생산 효율도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으로 단전이 자주 발생하지 않을까 정말 걱정입니다. 단전 상황이 계속 있다면, 공장을 가동할 수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광둥성에서는 전력 사용이 몰리는 오전 산업 전기료 가격을 25% 인상했습니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발전기를 돌려가며 버텨오던 공장 관계자들은 정전 보다 오히려 가격을 인상해서라도 전기가 끊기지 않도록 해달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요.
다른 성들도 조만간 전기료 인상 조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이 같은 전력난이 중국 경제 성장의 둔화는 물론, 나아가 세계 공급망에도 부담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경제는 정부의 고강도 부양책에 힘입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는데요.
하지만, 민간 기업에 대한 중국 당국의 고강도 규제와 헝다 사태 등으로 최근 들어 중국 경기가 급속히 둔화하는 모습입니다.
수치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지난 1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기저효과에 힘입어 18.3%까지 올랐지만 2분기에는 7.9%로 낮아진 것입니다.
중국의 전력난이 최근 전 세계 투자자들을 긴장시킨 헝다 사태보다 더 큰 충격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조만간 섬유와 완구, 기계 부품 등의 공급 부족을 실감할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습니다.
상하이 미국 상공회의소는 최근 전력난으로 중국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들이 주문 취소와 원자재 낭비 등의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중국의 전력난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게 더 큰 문제 같은데요.
얼마나 이어질까요?
[기자]
이번 전력난의 원인은 중국 당국의 탄소배출 억제 정책과 더불어, 최근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석탄 가격 탓에 중국 발전소들이 전력 생산을 줄였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지난해 10월, 무역 분쟁 중인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하면서 중국의 석탄 수급 상황이 더욱 악화된 것입니다.
중국의 주요 발전소 석탄 재고량이 이미 거의 바닥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단시간 안에 전력난이 해소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지린성 지린시의 한 상수도 업체는 전력난을 이유로 내년 3월까지 단전과 단수가 상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공지한 상황입니다.
겨울철 한파가 매서운 동북 지방에서는 당장 올겨울 난방 문제부터가 걱정인데요.
지난 2월에도 헤이룽장성에서는 영하 30도 추위 속에 발전 설비 고장을 이유로 주택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주민 100여 명이 지방정부로 몰려가 항의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도 전력난 해소를 '긴박한 정치 임무'로 규정하고 적극 대응하고 나섰는데요.
최근 러시아에도 전력 수출을 늘려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대만이 중국의 전력 대란과 관련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고요?
[기자]
대만 중앙은행 총재의 전망인데요.
양진룽 대만 중앙은행 총재는 우리의 국회 격인 대만 입법원 재정위원회에 출석해 "중국의 전력난이 길어진다면 대만이 수출 주문지 변경 효과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섬유와 완구, 기계 부품 등 다양한 업종에 걸쳐 중국의 공장들이 정상적인 조업을 하지 못하는 가운데, 중국으로 가던 주문의 일부가 대만으로 돌려질 수 있다는 것인데요.
양 총재는 중국의 전력 상황의 변화, 금융 시장에 미...